CP Corporation (N.W.R.S. 2nd ...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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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기획부는 특별히 설명할게 없어요. 다른 회사의 기획부와 같은 종류의 일을 하니까요. 아마 한은지씨와 이수연씨는 회사에 대한 많은 소문들을 들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




은지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며 계속되는 지수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 1년의 반을 외국에서 보낸다던가, 다른 회사의 두배의 연봉을 준다던가 하는 그런 소문들이겠죠. 제 말이 맞나요? "




두 사람은 갑작스러운 지수의 질문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둘의 모습을 보고 있던 지수의 표정이 조금 딱딱해졌다.




" 대답은 확실하게 하세요. 고개만 끄덕이는 것은 좋지 못한 행동이에요. "


" 죄송합니다. "


" 죄송해요. "




둘의 대답에 잠깐 무거워졌던 지수의 표정이 처음의 표정으로 돌아왔고 그녀는 설명을 계속했다.




" 그 소문들은 모두 사실이에요. 하지만 한가지를 덧붙여야 하죠. "




소문이 사실이라는 말에 잔뜩 어두워져 있던 은지와 수연의 표정이 금방 밝아졌다. 그도 그럴것이 에이월드의 신입사원 모집요강에는 소문의 내용들이 하나도 적혀 있지 않았다. 물론 공공연한 소문 아닌 소문이었기 때문에 헛소문일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지만 그녀들이 모르고 있던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둘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던 것이다.




" ...... "




은지와 수연은 긴장된 표정으로 입을 다문 채-수십가지 질문이 머릿속을 채웠지만- 지수의 다음 설명을 기다렸다.




" 사실이기는 하지만 특수기획부에만 해당된다는 것을 말이에요. "


" 그럼... 전... "




수연은 자신이 어떤 기획부에 속하게 되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어렵게 입을 열었다.




" 어떤 질문을 하려는 것인지 알아요. 설명이 끝난 후에 질문할 시간을 줄 테니까 잠시 기다려주세요. "




지수의 한마디 한마디는 정중했지만 은지나 수연이 그녀를 함부로 대할 수는 없는 무게를 담고 있었다. 수연은 조금씩 흐트러지기 시작하는 자세를 바르게 했다. 왠지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 특수기획부는 전부 여자사원들로만 구성되어 있어요. 물론 앞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다른 부서의 직원들과는 다른 파격적인 대우를 보장받고 있죠. 그것은 그만큼 회사에 이익이 되는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이에요. "




지수는 잠시 설명을 멈추고 은지와 수연의 표정을 살폈다. 그녀는 잔뜩 긴장한 채 자신의 설명을 듣고 있는 두 신입사원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 간단히 말하면 특수기획부는 세 마디로 설명될 수 있어요. 특수한 업무, 특별한 대우, 그리고 엄격한 규정 바로 이 세가지가 에이월드의 특수기획부를 설명하는 말이에요. "




지수의 설명은 계속되었고 은지와 수연은 그녀의 설명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특수기획부는 자신들이 들어왔던 소문 이상으로 엄청난 대우를 해주는 곳이었고 또 그만큼 전문적이고 특수한 일을 하는 부서였던 것이다. 이제 마지막 한가지에 대한 설명만 들으면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 두 사람은 지수의 다음 설명을 듣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 두 사람은 자신이 특수기획부에서 일을 할 것인지 아니면 일반기획부에서 일을 할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해요. 물론 이미 결정을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나머지 설명을 듣고 나서 판단하는게 좋을거에요. 하지만 설명보다는 직접 서류를 읽어보는 것이 좋겠네요. 먼저 서류를 읽고 세시간 후에 대답을 듣기로 하겠어요. 궁금한 것이 있다면 그때 답변해 드리죠. 혹시 그 전에라도 결정을 내린 사람은 절 찾아오세요. "




지수는 말을 마치고 두 사람을 작은 회의실로 안내했다. 은지와 수연에게 서류를 검토할 충분한 여유를 주기 위한 배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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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접대하거나 간단한 회의를 할 때 사용되는 4~5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회의실에는 은지와 수연 두 여자가 한참 동안 고개도 들지 않고 서류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 수연씨는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




한참이나 서류를 읽으며 몇번이나 표정이 변하던 은지가 갑자기 고개를 들며 수연을 향해 물었다. 그녀는 마치 수연이 그 서류를 만든 사람인양 따지듯 말했지만 수연은 충분히 그런 은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서류의 내용은 그녀에게도 충분히 충격적이었던 것이다.




" ...... "




수연은 고개를 들어 은지를 마주보면서도 한동안 대답을 하지 않고 있었다.




" 무슨 말이라도 좀 해봐요. "




은지는 그런 수연의 태도가 답답했었는지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 그렇다고 이제 와서 그만두겠다는 건가요? "


" 그... 그건! "




은지는 전혀 예상치 못한 대꾸에 갑자기 말문이 막히는 것을 느꼈다. 수연이 비록 그녀가 원하던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전혀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은지는 적어도 수연이 자신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는 정도의 반응은 보일 줄 알았다.




" 우리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구요. "




은지는 자신이 수연을 한참 잘못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순진해 보이는 얼굴과는 달리 꽤 당찬 구석이 있었던 것이다. 은지는 그제서야 수연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 정말 이 내용대로라면... 말도 안되긴 해요. 하지만, 어차피 선택은 우리가 하는 거잖아요. "


" 그렇지만... 이건 우릴 속인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우리가 소문에만 혹해서 그 정도의 대우에는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잊었는지도 몰라요. "




은지와 수연의 대화는 한참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 이런 규정은 나도 처음보고 상상도 못했지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하면 별거 아니란 생각이에요. 그리고 우리가 처음인 것도 아니잖아요? 분명히 우리보다 먼저 입사해서 똑 같은 규정에 일을 하고 있는 선배들도 있을 것이고... 솔직히 우린 그런 선배들의 모습이 부러웠던 것 아닌가요? 전 그랬어요. "


" ...... "




수연의 말에는 반박할 여지가 없었다. 다만 은지가 했던 생각들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생각을 그녀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해줄 뿐이었다.




" 이런 규정이 있을 거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고 나 역시 당황되긴 하지만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진 않아요. "




수연은 말을 마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어디가요? "


" 난 이미 결정을 내렸거든요. 더 고민한다고 달라질 건 없을테고... 그렇다면 계속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은지씨는 어때요? "




은지는 수연의 질문에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 그럼. "




수연은 잠시 선 채로 은지의 대답을 기다리다가 서류를 들고 밖으로 걸어나갔다. 은지는 수연이 회의실을 나가는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뒤늦게 일어서며 다급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 잠깐만요! 같이 가요, 수연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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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에게 오늘은 정말 최악의 날이었다. 몇 달 전에 1년치 불운은 모두 떨쳐 버렸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늦잠에 지각에 복장도 엉망이었고 게다가 문 앞에서 그 끔찍한 여자와 마주치기까지 했다는 사실은 정말 최악이라는 말로도 설명이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기가 막힌 것은 그 불길한 꿈의 내용이 그대로 현실이 되었다는 점이었다.




" 어쩌면 좋지... 정말 오늘 내가 어떻게 되버렸나봐... "




띠리리리리~


하영은 전화벨 소리를 듣고 회사 내부에서 걸려온 전화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사실이 더욱 그녀를 절망스럽게 만들었다.




" 왜..... 왜! 이제서야 생각이... "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하영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이 모든 것이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런 생각은 오히려 그녀를 더욱 절망시키고 있었다.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하영은 화장용 티슈로 조심스럽게 눈물을 닦아내고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수화기를 들었다.




" 네, 기획부 박하영입니다. "


[ 하영씨 준비한 서류 가져오세요. ]


" 저... "




하영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전화는 끊어져버렸다. 양손으로 책상을 짚고 힘들게 자리에서 일어난 하영은 금방이라도 다시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으로 기획부장의 자리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 일찍 생각이 났더라면... 한두시간 늦더라도 가져왔을텐데... "




후회라는 녀석은 언제나 늦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삶에 영향을 주는 부분도 굉장히 미약했다. 그래도 하영은 후회를 멈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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