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꿈꾸는 늑대 - 8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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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꿈꾸는 늑대 84부




천랑파의 세 번에 걸친 기습공격으로 성민파의 기세는 무참히 꺾어버렸다. 전국제일의 조직이던 강철파를 몰아내고 자신들이 서울에 입성했다는 기쁨도 잠시였다. 서울은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특히나 천랑파의 신출귀몰(神出鬼沒)한 계략과 잔인한 손속에는 치가 떨릴 지경 이였다. 성민은 자신들의 힘만으로는 천랑파를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수혼은 새벽에 돌아온 기동대를 아침 11시가 되자 다시 집합시켰다. 기동대 대원들은 어제저녁 공격을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어 10시에 기상하여 식사를 마친 상태였다. 그들은 천랑의 집합명령에 저택의 정원에 집합했다. 수혼과 길식은 기동대가 집합하자 밖으로 나왔다.




“지금까지 여러분의 활약상은 잘 지켜보았습니다. 호식아 지금까지의 피해 상황을 보고해봐”


“특별한 피해는 없어요. 기동대 225명 중 사망자는 없고, 중상 5명, 경상 20명으로 집계되고 있어요.”


“부상을 당한 사람들은 기동대에서 제외하여 편히 쉬게 하고, 다른 병력을 보충하세요.”


“알겠습니다.”


수혼의 말에 길식이 대답한다. 기동대의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중상이야 어쩔 수 없지만 경상자들까지 교체할 필요는 없지 않는가?




“조용히 하세요. 제가 경상자까지 교체하는 것은 모두 여러분의 안위를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전투에서 부상자 한명이 발생하면 아군의 전력 소실은 3명입니다. 왜냐하면 한명이 다치면 두 사람이 겉에서 보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난 여러분 모두를 아끼고 사랑합니다. 전 여러분 중 단 한 사람의 낙오자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방비하자는 의미입니다. 또한 오늘 여러분은 밤이 아닌 낮에 출동하게 될 것입니다.”


“천랑!! 무슨 말입니까? 지금까지의 공격 패턴이 바뀌는 겁니까?”


“오늘만 낮에 공격합니다. 성민파는 삼일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지쳐있을 겁니다. 또한 우리가 향상 일정한 시간인 밤12시를 기점으로 공격했기 때문에 지금쯤이면 모두 골아 떨어져 있을 공산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린 그들의 허점을 파고듭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기동대의 목적은 적의 사기를 꺾고 적에게 천랑파에 대한 공포를 심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적에게 잠잘 시간도 심지어 마음 편히 밥 먹을 시간도 주지 말이야 합니다.”


“그럼 오늘은 어딜 공격하는 거지요.”


“낮이니까 이동거리가 가장 짧은 성북과 동대문을 공격합니다. 출발시간은 1시, 공격시간은 3시 정각으로 합니다. 또한 남의 이목도 있으니 공격을 시작한 후 30분 이내에 후퇴하도록 하세요.”


“성민파 녀석들만 박살낸다면 30분이면 충분합니다.”


“좋아요..........여러분, 여러분의 지금 수고가 천랑파의 전국통일을 위한 초석(礎石)이 될 것입니다. 한번 시작된 싸움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며, 승리를 위해선 여러분의 활약이 절대적입니다. 우리 천랑파의 승리의 그날을 위해 파이팅 합시다. 파이팅~~”


“파이팅~”




성민은 고민 끝에 용산에 있는 갈치파사무실을 찾아갔다. 이대로 당하고 있을 수많은 없지 않는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자신들이 받았으니 돌려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성민은 그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갈치파사무실을 찾은 것이다. 수영은 사군자와 함께 성민을 맞이했다. 




“어서 오세요. 그래 천랑의 머리는 가져오셨나요.”


성민은 수영의 말에 울컥하는 화가 치밀었다. 수영이 자신을 조롱하고 있지 않는가? 나이도 어린 계집에게 모욕을 당하다니.........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는가? 자신이 했던 말을 지키지 못한 것은 자신이지 않는가? 성민은 화를 억누르며 수영의 앞에 앉았다.




“죄송합니다. 강남은 그냥 갈치파에게 양보하겠습니다.”


“양보가 아니죠. 성민님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 당연한 거 아닌가요?”


수영의 뒤에 있던 사군자 중 매(梅)가 한마디 하니 성민은 매를 한번 쳐다보고 고개를 돌린다.


“끙~ 오늘 제가 찾아온 것은 수영님도 짐작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보고 받았어요. 삼일동안 천랑파의 기습공격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맞습니다. 그 귀신같은 놈들에게 당했습니다. 그래서 말씀드리는 건데........우리도 이제 천랑파를 공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글쎄요. 공격은 해야겠지요. 언제까지 당하고 있을 수 없으니.........그래 성민님은 천랑파를 어떤 방법으로 상대하시려는 거죠.”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아닙니까?”


“그럼 우리도 기습공격을 하자는 말씀입니까?”


“기습공격을 하든 그냥 쳐들어가든 받을 만큼 돌려줘야겠죠?”


“설마 천랑파의 본진으로 쳐들어가자는 말씀은 아니겠죠?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천랑파 본진은 거의 요새라고 보시면 되요.”




“본진이 아니라도 녀석들의 구역에 있는 업장정도는 박살내야죠.”


“쩝~ 성민님은 지금 간과(看過)하시는 것이 있어요. 천랑파는 업소를 경영하지 않아요. 그냥 업소에 조직원을 파견하여 업소를 보호할 뿐이죠. 우리가 만일 천랑파구역에 들어가 업소를 때려 부순다면 업주들의 원성(怨聲)만 듣겠지요. 어쩜 업주들이 경찰에 고발할 수도 있겠네요.”


“말도 안돼~ 그럼 지금까지 천랑파가 우리 업소들을 때려 부순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죠.”


“우리가 알기로 천랑파가 업소를 때려 부셨다는 말은 듣지 못했어요. 물론 싸우는 와중에 부셔진 물품들이 있지만 의도적으로 부순 것은 없죠. 그래서 업주들도 천랑파를 원망하지 않아요. 웃기죠.....................천랑파를 만만하게 보지 마세요. 그들은 업주들의 인심을 잃을 짓은 절대로 하지 않아요. 지금도 보시면 알겠지만 천랑파 공격을 받은 업소 주인들 중 경찰에 신고하는 사람 보셨어요.”


“그건 당연하거 아닌가요. 그들이 계속장사를 하려면 우리들의 보호를 받아야하고 경찰에 신고하면 천랑파뿐 아니라 우리까지 다치니 우리들 눈치를 보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럼 성민님이 업주들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성민파가 걱정돼서 그런 거냐 아니면 천랑파가 좋아서 그런 거야라고........하긴 그들이 사실대로 대답하진 않겠지요.”




“지금 원예님은 누구 편입니까?”


“말이 그렇다는 거죠. 하여튼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죠. 우리도 천랑파가 관리하는 업소는 건드리지 않더라도 천랑파 놈들만은 가만둘 수 없죠.”


“언제 시작합니까? 되도록 빨리 시작해야 합니다.”


“저희들도 준비하는 것이 있어요. 일단 성민파가 선두에 서면 저희들이 후방을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성민은 속으로 쓰게 웃고 말이야. 수영의 속셈이 환히 보이기 때문이다. 갈치파는 뒤에서 구경이나 하고 자신들은 전방에서 죽어라 싸우라는 말이 아니가. 갈치파 입장에서야 자신의 성민파도 천랑파도 제거대상이니 둘이 피터지게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어부지리(漁父之利)를 노리겠다는 말이 아닌가? 천랑파가 갈치파는 공격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때 성민의 전화가 다급하게 울린다. 




“성민님 동대문지회입니다. 이곳에 천랑파 놈들이 쳐들어왔습니다.”


“뭐야~ 이 시간에 쳐들어와~ 이런 개새끼들~”


옆에서 성민의 통화를 듣고 있던 수영은 눈살을 찌푸린다. 수혼의 계략은 상대방의 허점을 노리는 것이다. 상대방의 생각을 미리 읽고 적절한 계략과 시간적 안배를 가지고 허점만 노려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다. 수혼의 계략에 말려들기 시작하면 대책 없이 당한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상대방의 수를 보아야 하는데 성민은 그런 생각을 못한다. 그릇이 작다고 해야돼나? 수혼과 비교하니 성민이 한심하게 보인다.




“수영님 당장 출발하죠. 천랑파가 동대문지회를 공격한 모양입니다.”


“그냥 철수시키세요. 그게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입니다.”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겁니까? 철수라뇨. 당장 달려가서 요절을 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철수를 한단 말입니까?”


“잘 생각해 보세요. 천랑파가 그런 계산도 없이 이 시간에 쳐들어왔을 것 같습니까? 아마 우리가 동대문에 도착할 때쯤이면 천랑파는 철수하고 없을 겁니다. 성민님도 생각해 보세요. 지금 천랑파는 구역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쳐들어와서 조직원만 망가트리고 가고 있어요. 그들의 목적은 아군의 사기를 높이고 우리들의 사기를 꺾어 놓겠다는 심산입니다. 우리가 그들의 장단에 놀아나기 시작하면 우리들만 바보 됩니다.”


“그러니까? 수영님 말씀은 우리 아이들이 당하고 있어도 지금 출동하면 천랑파의 계략에 말려드는 것이니 절대 도와줄 수 없다는 건가요?”


“성민님 제 말을 오해하지 마세요.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철수하는 편이 좋겠다고........우리가 달려가야 소용없다는 뜻입니다.”


“휴~ 좋습니다. 전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아이들이 당하고 있다는데 수영님처럼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죠.”




성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 문을 거치게 닦고 살아졌다. 수영은 한숨을 쉬고 몸을 소파에 깊숙이 파묻는다.


“원예님 성민이 단단히 화가 난 모양입니다. 너무 섭섭하게 말씀하신 건 아닌지........”


“여러분도 제 말이 이상해요. 전 사실을 말한 겁니다.”


“저희들이야 원예님의 뜻을 알죠. 다만 당하는 당사자 입장은 틀릴 수 있죠.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에서 상대방 말이 들리겠습니까?”


“휴~ 성민과 연합한다는 것은 힘들군요. 조금만 생각해보면 상대방의 의도를 알 수 있는 데..........이거 어떻게 한다?”


“그냥 도와주는 시늉이라고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국(菊)님과 죽(竹)님이 화랑을 이끌고 다녀오세요. 아마 가도 할일은 없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국과 죽이 밖으로 나가자 수영은 두 손을 모아서 손가락을 까닥거리고 있었다. 이건 수영이 깊은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버릇이다. 한참을 그러고 있던 수영이 매와 란을 본다.


“그래. 천랑파를 상대할 계책은 마련되었나요.”


“딱~ ‘이것이다.’할만한 방안은 없습니다. 천랑파는 업주들의 민심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특별히 불법적인 행위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허 강기는 말 들어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설득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저번 강철파 사건처럼 증거도 없이 천랑파를 건드렸다가는 도리어 강기가 다칠 수도 있어요. 강기는 우리 갈치파에게 소중한 사람입니다.”


“강기 자신도 잘 알고 있습니다. 원예님까지 말씀하시는데 멋대로 하지는 않겠지요.”


“그래도 모르니 잘 감시하세요...................천랑파의 약점을 찾을 수 없다면 끝내는 힘으로 승부를 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인데............참~ 걱정이네요.”


“이번에 성민이 화가 단단히 났으니 가만있진 않겠지요. 아마 성민파와 천랑파가 일대 격전을 벌일 것 같지 않습니까?”


“아마도 그리 되겠지요.”


“원예님 저희는 격안관화(隔岸觀火)에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취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작가 주 : 격안관화(隔岸觀火) 강 건너 불구경. 이곳에서는 성민파와 천랑파가 싸우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가 둘 다 지치면 어부지리(漁父之利-이건 모두 아시겠죠)를 취하겠다는 뜻




“그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겠죠. 성민파가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군요.”


“그래도 조직원수가 만 명이 넣는데 막상막하 아닙니까?”


“글쎄요. 싸움이 머릿수로 결정되진 않죠.”


“저희가 좀 도와주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겠죠.”




호식은 동대문 지부를 박살내고 있었다. 천랑파 제1기동대는 5개 기동대 중에서도 가장 막강한 실력자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호식을 비롯하여 어둠에 천사였던 태껸의 고수 창식과 전행이도 제1기동대에 속해 있었다. 그래서 제1기동대가 쓸고 지나간 자리는 성민파 조직원의 씨라 말랐다. 호식의 무형각과 무형권 등은 실전을 거치면서 더욱 완숙한 경지로 올라갔고, 태껸고수들인 창식과 전행의 태껸실력도 무섭게 향상되고 있었다. 호식의 공중공격이 이어지고 태껸고수들인 창식과 전행이 지나가면 성민파 녀석들은 하나같이 바닥을 구른다. 그럼 뒤따라온 나머지 기동대가 쓰려진 녀석들을 복날 개 패듯이 작살을 내는 것이다. 이들은 동대문 지부에 들어와 20분이 지나지 않아 성민파 녀석들을 요절되고 후퇴해 버렸다.




성민이 동대문지부에 도착했을 때는 역시나 모든 싸움이 끝난 상태였다. 성민의 분노(忿怒)는 하늘을 째렸다. 이젠 참을 수없다. 성민이 현장에 와서 부르르 떨고 있는데 사군자 중 두 명과 일단의 화랑들이 도착했다. 그들도 장내에 벌어진 상황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너무나 처참하지 않는가? 사람을 이렇게 만들어 놓다니..........화랑들은 차라리 자신들이 깨끗하다고 생각했다. 자신들에게 당한 놈들은 깔끔하게 팔 하나 날아가면 그만이지만 지금 바닥을 구르고 있는 녀석들은 뼈가 바스라지지 않았는가? 




“이..........이..........개새끼들.........더 이상은 못 참아. 당장 아이들 집합시켜”


“저기 성민님 조금만 진정하세요.”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이걸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 뭐해 새끼들아 당장 집합시켜.”


“성민님.........성민님”


“당신들이 직접 당하지 않았으니 그런 말이 나오지. 됐어. 갈치파가 도와주지 않아도 우리들만이라도 천랑파 공격할 거야. 당신들은 그만 가봐~”


“휴~ 할 수 없군요.”


사군자와 화랑들은 쓰게 웃으며 돌아갔다. 현제 성민의 상태에서는 무슨 말을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나카아마 요키에는 늦은 밤 부산항의 한 부두를 걷고 있었다. 그녀는 투피스 검은색 바지정장에 알이 큰 검정색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그녀는 신발굽이 높은 검정색 하이힐을 신고 있어 그녀의 발걸음에 따라 “토각, 토각” 소리가 나고, 마침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긴 생머리가 날리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가 날리며 얼굴을 반 이상 가린다. 그녀가 부두에 정박한 파나마국적의 배에 도착하자 배에서 긴 사다리가 내려온다. 그녀는 사다리를 잡고 배위로 올라가니 두 명의 사내가 요키에를 보고 90도 각도로 허리를 숙인다. 요키에는 사내들을 본 척도하지 않고 선실로 들어가니 50대의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가 의자에 앉아 있다 얼른 일어나 허리를 숙이다.




“이곳까지 오느라 수고했다. 어른은 안녕하시지.”


“정정하십니다. 다만 요코님의 걱정으로 잠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어른께서 준비해준 물품 좀 볼까?”


“예~ 따라오시죠.”




요키에는 사내의 안내를 받아 배 밑으로 내려갔다. 이배는 아마모토조가 운영하는 “아마모토 상사”의 배로 평소에는 짐을 싫어 나르는 벌크선이지만, 조직에서 필요할 때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사내가 안내한 곳에 도착하니 3개의 컨테이너가 있었다.


“첫 번째는 컨테이너에는 인자문의 무기가 있고, 두 번째는 각종 총기류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컨테이너에는 각종 기폭장치와 폭탄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무슨 전쟁하는 것도 아니고...........쩝~ 첫 번째 컨테이너하고 두 번째 컨테이너만 개방해”


“폭탄은 필요 없습니까?”


“한국에서 폭탄이 터지면 한국검찰이나 경찰이 가만있을 것 같아. 조용히 처리해야지 일을 크게 만들 필요 없어.”


“알겠습니다. 그럼 두개의 컨테이너만 개방하고 저는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필요하신 물품을 챙기시면 연락 주세요.”


사내는 제1, 제2 컨테이너만 개방하고 밖으로 나갔다. 




요키에가 첫 번째 컨테이너에 들어가 보니 인자문에 전통적으로 전해오는 무기와 각종 도구들이 들어있었다. 요키에는 일단 검은 장속(黑裝束) 한 벌을 챙기고 다음으로 팔목에 차는 조도와 수라검, 표창 등을 챙겼고, 마지막으로 미즈구모와 게타를 챙겨서 한쪽에 있던 가방 속에 넣었다.




작가 주 : 검은 장속(黑裝束) 인자들이 입던 옷으로 쥐색계통이나 검은 색 계통으로 여러 가지 무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특별히 고안된 옷이다.


* 조도 : 고양이 손톱모양의 무기로 팔목에 차는 인자들의 무기


* 수라검 : 단도형, 풍차형, 정형, 침형, 창의 여러 가지 등이 있지만, 인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은 팔방수리검, 십자수리검, 센반이라는 풍차형 등이고 정형도 자주 사용한다.


* 미즈구모 : 닌자의 수상보행기구로 알려져 있다. 널 판지형의 판자를 짜 맞춘 것으로 한가운데 떠있는 가죽에 몸을 끼우고 다리에는 나막신 모양의 신발을 신고 손바닥을 사용하여 헤엄쳐 간다고 한다.


* 게타 : 수중횡단용 나막신. 안쪽에는 한 장의 널 판지가 부착되어 있어 열렸다 닫혔다 하면서 수중에서 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고안된 신발. 




요키에는 가방 하나를 챙겨서 첫 번째 컨테이너를 빠져 나와 이번에는 두 번째 컨테이너로 갔다. 그곳에는 권총부터 저격용 총까지 즐비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그녀는 수혼을 조사하며 그에게 이상한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조선(?)의 고대무술을 익히고 있으면 자신의 조사에 의하면 사무라이(우리말로 하면 무사도?) 정신을 가진 놈이다. 사사기 사부가 그와 대결 후 그를 인정했다고 했다. 그것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대단한 무사인지 알 수 있었다. 자신은 인자문의 사람이다. 자신에게도 무사로써의 자존심이 있는 걸까? 그녀는 수혼을 상대함에 무사 대 무사로써 상대하고 싶었다. 하지만 명령은 절대적인 것이다. 그녀는 한 자루 권총과 자격용 총인 드라구노프 세트를 챙겨 나왔다. 드라구노프 세트에 들어있는 망원렌즈는 트라이락스 라는 망원 대물렌즈가 들어 있었다.




작가 주 : 드라구노프(Dragunov) 러시아에서 제작된 저격용 총. PSO-1 스코프( 7.62X54mm(R))라 불리는 탄이 장착된다. 저격용 총이 무서운 것은 총의 성능 때문이 아니라 망원렌즈 때문이다. 




그녀는 두 개의 가방을 챙겨 나왔고, 검은 양복의 사내는 그녀를 다시 부두까지 배웅했다.


“수고 했어. 무기들을 사용하고 어떻게 처리하면 되지.”


“사용하신 후, 부산에 있는 ○○물산에 반납하시면 저희들이 다시 찾아가겠습니다.”


“좋아. 어른께 안부전해.”


“수고 하세요. 그럼 저희들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그녀는 두 개의 가방을 들고 부산항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수혼은 기동대가 돌아오자 모두 편히 쉬도록 조치하고 길식을 따로 불렀다. 


“장인어른 이 정도 했으면 성민파의 기세가 꺾였겠죠.”


“그것뿐이 아니죠. 성민파 놈들은 이제 우리 기동대만 봐도 겁을 먹고 도망치기 바쁘겠죠.”


“아마도 그렇겠죠. 성민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지금까지 살펴본 성민의 성격으로 ‘이에는 이’식으로 나오지 않겠습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성민은 차분한 성격이 아니죠. 아마 지금쯤이면 길길이 날뛰고 있을 겁니다.”


“우리도 방비를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녀석이 무모(無謀)한 놈이라도 이곳 저택으로 쳐들어오진 못할 겁니다. 그럼 어디를 칠까요. 놈의 성격상 보라는 듯이 종로나 신촌를 노리겠죠.”


“우리가 했던 것처럼 성동격서 식으로 나오면 어떻게 합니까?”


“하하하~ 성민은 삼일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잤을 겁니다. 그런 그에게 그런 계책이 나올까요. 또한 성민파의 사기는 바닥을 기고 있었어. 조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서는 확실한 뭐가를 보여줘야 합니다.”


“천랑은 말대로 성민이 종로나 신촌를 친다고 가정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뭐죠.”


“우린 포전인옥의 계책으로 성민을 상대합니다.




작가 주 : 포전인옥 - 돌을 던져서 구슬을 얻는다는 뜻으로 유사한 사물로 적군을 미혹시켜 아군의 작전에 말려들게하여 적군을 패배시키는 계략을 말하는 것으로 즉 옥은 작전의 목적으로 큰 승리를 말하고, 전은 작은 이익으로 유인하는 미끼를 뜻하며, 인옥은 승리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목적이되며, 포전은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을 말합니다.






“포전인옥이란 말씀인데.........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아마 성민은 오늘밤 안으로 종로나 신촌을 공격할 겁니다. 그럼 우리는 업소를 포기합니다.”


“무조건 포기한다는 말씀입니까?”


“아닙니다. 잘 들어 보세요. 업소를 지키는 조직원들에게 싸우는 척만 하다가 모두 철수하라고 하세요. 대신 성민파가 쳐들어오면 바로 우리에게 연락하라고 하세요. 우리에게는 성민파에 없는 기동력이 있습니다. 제가 기동대를 공격 후 모두 쉬게 한 것은 이 때를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성민파는 업소에 쳐들어와서 작은 승리에 만족하겠죠. 하지만 그들은 그곳에만 머물 수는 없는 겁니다. 왜냐면 그들도 삼일동안 고생했으니 쉬어야겠죠. 기동대로 그들의 후퇴하는 길을 급습하는 겁니다...........음~ 작은 승리에 만족해 긴장이 풀어진 틈을 타서 기습공격을 하자는 말씀이군요.”


“맞습니다. 이번에 잘 하면 성민까지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이번엔 성민파의 타격이 크겠습니다.”


“장인어른은 지금당장 기동대의 숫자를 늘리세요. 현재 5대가 운영되고 있는데 거기에 5대를 더 늘리세요. 일산과 은평구에 있는 조직원을 규합하면 나머지 5대의 기동대를 추가할 수 있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450명이라면 충분하겠죠?”


“이번에는 저와 자매 그리고 링링도 출동하겠습니다.........아~ 제가 싸운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지휘만 하겠다는 겁니다. 싸움은 미희하나 만으로도 충분할 겁니다.”




성민은 서울 전역에 흩어져 있던 조직원 중에서 실력자들만 불려 모아 500명의 정예병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관광버스를 빌려 그들을 모두 탑승하게 했다. 조직원을 모의고 선발하고 버스를 빌려 준비를 끝마치니 시간은 어느 덧 밤 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성민은 이들을 이끌고 종로로 향했다. 성민이 종로를 선택한 이유는 종로는 아버지가 만들었던 성철파의 본거지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출발하고 종로에 도착했지만 마땅한 공격목표를 정하기 힘들었다. 천랑파는 타 조직과는 다르게 지회를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랑파는 업소 주인들과 일종의 계약관계를 맺어져 있고, 천랑파 조직원 들은 업소에 종업원으로 취업하고 업소를 보호하는 업무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십팔~ 가장 큰 나이트클럽부터 박살내버려. 몇 군데 박살내면 녀석들도 때로 몰려오겠지.”


성민파는 쇠파이프로 무장하고 종로에 있는 가장 큰 라이트클럽으로 밀고 들어갔다. 업소를 지키던 천랑파 조직원은 바로 본부로 연락을 취하고 성민파를 상대했다. 


“쳐~ 한 놈도 살려두지 마. 모두 죽지 않을 만큼 만들어. 받은 만큼 돌려준다.”




성민은 이마에 핏줄을 세우며 명령했고, 성민파는 노도(怒濤)처럼 나이트클럽으로 밀고 들어갔다. 천랑파 조직원들은 손님들을 대피시키는 한편 입구를 막고 성민파를 상대했다.


“막아. 최소한 손님들이 무사히 빠져나갈 때까지는 버터야 해. 그리고 다른 업소에도 연락해서 모두 대피하라고 해”


천랑파 조직원은 좁은 입구를 수비하고 필사적으로 저항했고, 성민파 조직원은 입구를 뚫기 위해 공격의 강도를 높였다. 


“형님~ 손님들은 대부분 대피했습니다.”


“그럼 너희들도 모두 대피해. 업소는 포기한다.”


“알겠습니다. 형님도 빨리 오세요.”


손님들의 대피가 끝나자 천랑파 조직원들도 하나둘씩 업소를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드디어 성민파는 입구를 뚫고 업소에 난입했다. 하지만 그들이 밀고 들어와서 본 것은 텅 빈 나이트클럽 이였다. 그들이 잡은 천랑파 조직원은 10명도 넘지 않았다. 


“십팔~ 모두 도망 친 거야. 다른 업소로 이동한다. 빨리~”




수혼은 종로에서 소식을 받자마자 기동대를 이끌고 종로로 향했다. 수혼을 태운 자동차는 길식이 운전하고 쌍둥이 자매와 링링이 동승하고 있었다. 수혼은 각 기동대에게 무전기를 지급했다. 


“제1기동대부터 제10기동대까지 들어라. 우리는 지금 종로로 향하고 있다. 각 기동대는 종로에 도착해도 하차하지 말고 다음 명령을 기다리도록 한다.”


수혼의 말에 각 기동대 대장들이 대답했다.




성민파가 이번에는 단란주점으로 향했다. 단란주점은 불을 밝히고 있었고, 성민파는 단란주점으로 밀고 들어갔다. 하지만 단란주점 안에는 사람의 인적이 없었다. 각 홀의 문을 열어보면 술상이 있고, 노래방 기계에서는 아직도 음악이 흘려 나오는 걸로 미루어 방금 전까지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인데 지금은 아무도 없다.


“이 개새끼들 모두 도망친 거야................빌어먹을~”


성민은 애매한 노래방 기계만 박살을 내버린다. 


“다른 업소도 확인해봐~”


조직원들은 성민의 명령을 받고 종로일대의 다른 업소로 이동했다. 성민은 울화통이 터져서 테이블에 있던 양주를 벌컥거리며 마신다. 


“이런 십팔~ 이 새끼들이 공성(空城)계를 쓰는 거야 뭐야~.........아니면 모두 겁먹고 도망친 건가? 휴우~ 좆또~”




성민은 투덜거리며 업소를 빠져나왔다. 업소 밖에는 400명의 조직원들이 멍청히 서 있었다. 하긴 할일이 없지 않는가? 치열한 전투를 각오하고 종로로 밀고 왔는데 싸울 상대가 없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각 업소로 갔던 녀석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나이트도 아무도 없습니다.”


“○○단란주점도 마찬가지 입니다.”


성민이 보고를 취합해 보니 종로일대의 업소들은 모두 텅 비어있다는 결론이다. 


“모두 버스에 타~ 신촌으로 간다.”


“저기 보스. 아이들이 모두 지쳤습니다. 그만 후퇴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뭐야~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가자는 말이야.”


“신촌이라고 틀리겠습니까? 아마 우리가 신촌에 도착하면 그곳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천랑파 놈들이 아예 업소를 포기하고 후퇴만 한다면 싸울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성민이 들어보니 틀린 말이 아니다. 천랑파가 싸움을 피해 도망치려 한다면 방법이 없지 않는가? 또한 녀석의 말대로 조직원들은 모두 치쳐 있었다.


“휴~ 모두 차에 오른다. 일단 후퇴하고 내일을 기약한다.”


“알겠습니다.”




수혼은 그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가 성민이 업소에서 나오자 기동대를 버스에서 하차시키고 주요 골목에 매복하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그들이 막 차에 오르려는 순간 공격명령을 내렸다.




“와~~ 와~~~”


골목길에 숨어서 성민파의 동태를 살피고 있던 각 기동대가 수혼의 명령과 함께 성민파에게 달려들었다. 성민파는 이제 집으로 돌아간다는 안도감에 기장이 풀려 있었는데 사방에서 몰려오는 천랑파를 보고 깜짝 놀랐다. 천랑파가 조직원들이 성민파에 다가 왔을 때 성민파의 조직원의 일부는 이미 버스에 올려 탄 상태였다. 천랑파는 성민파의 주위를 포위하며 밀고 들어갔다.




“뭐해~ 다들 싸워~ 새끼들아.”


성민은 다급하게 외쳤고 성민파도 천랑파에 대적하기 시작했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수혼 일행은 모두 차에서 내려 천천히 싸움터로 향했다. 이제 싸움은 시작되었다. 오늘 일전에서 승리한다면 성민파는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다. 길식의 손에는 수십 자루의 유엽비도를 담은 통이 들려 있었다. 미희는 이곳으로 출발하기 전에 100여 자루의 유엽비도를 준비했다. 미희의 손에 한 자루 유엽비도가 들린다.




“쉬이~~익~~~”

19 무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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